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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 - 장애인의 성과 사랑 이야기

사계절

천자오루 (지은이), 강영희 (옮긴이)

2020-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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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b>내 사랑이 이상한가요?<BR>다양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BR>온몸을 힘차게 밀어 찾아 나가는 따뜻한 체온과 완벽한 교감의 순간<BR></b><BR>최근 몇 년간 페미니즘을 필두로 차별과 억압, 배제의 구조 속에 놓인 소수자들의 이야기가 힘을 얻으며, 장애인들도 고유한 목소리를 가진 존재이자 권리의 주체로서 사회의 무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다수의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교육을 받으며 참정권을 행사하는 장애인의 삶이 공적 담론의 장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사랑과 욕망의 주체로서 타인과 육체적, 정서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는 장애인들의 이야기는 아직 많지 않다. “남자, 여자 분간도 못 하는데 관심은 무슨 관심”(39쪽)이라며 장애인을 무성의 존재처럼 여기는 편견이 한쪽에 있고, “잘 먹고 잘 자면 그것으로 됐지. 또 무슨 행복과 즐거움을 바라겠다고?”(74쪽)라며 생존 이상을 바라는 건 과한 욕심이 아니냐는 질타가 다른 한쪽에 있다. <BR>이 책에는 다양한 신체와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꺼내는 용기와 짜릿한 교감의 순간, 만남과 이별의 과정에서 겪었던 좌절과 슬픔, 신체의 손상에서 오는 한계와 도전이 숨김없이 그려져 있다. 본문에 등장하는 여러 유형과 정도의 장애인들은 저마다 자기 신체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다채로운 사랑을 펼쳐 나간다. <BR><BR>“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저절로 자위를 알더라고요. 가르쳐준 사람이 없는데도 할 줄 알았어요.” _ 황리야(지적장애인 위위의 어머니, 사랑과 연애 교육 전문가)<BR><BR>“사회복지사는 최선을 다해 도울 뿐, 주제넘게 나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결정해서는 안 돼요. 세상의 일반적인 가치관으로 볼 때 두 사람을 가장 부모다운 부모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 그들이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절대적으로 책임을 다하는 부모죠!” _ 류쥔웨이(지적장애인 부부의 연애, 결혼, 출산을 지원해온 사회복지사)<BR><BR>“저에게 사랑은 신앙과 같아요. 몸을 던져 사회운동을 하는 것도 사랑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죠. 사랑이 없으면 장애 없는 환경이 갖추어진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사랑이 없으면 완벽한 평생 돌봄 시스템이 갖추어진다 한들 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_ 샤오치(루게릭병으로 인한 지체장애 남성, 사회운동가)<BR><BR>“두 번째 남자친구도 지체장애인이었어요. 그 사람과 성관계를 하려면 얼마나 번거로운지 아세요? 모든 지지대를 다 풀기까지 기다리는 데만 엄청 오래 걸려요, 하하하!” _ 후이치(소아마비로 인한 지체장애 여성)<BR><BR>“진짜 안타까워요. 스물아홉이 되어서야 동성애자 그룹에 합류했어요. 아름다운 육체를 누군가에게 선보일 기회를 갖지 못했잖아요. 저 자신에게 정말 미안해요. 젊고 팔팔할 때의 몸은 정말이지 자랑스럽잖아요!” _ 황즈젠(소아마비로 인한 지체장애 남성, 성소수자)<BR><BR>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혐오와 무지, 논란의 한가운데서 이들의 욕망과 필요, 절망과 체념의 심연을 오롯이 전하겠다는 저자의 뚜렷한 의지다. 섣부른 비난이나 옹호에 앞서 일단 말하고 듣고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에두르지 않고 분명하게 묻는 저자 앞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은 어둠 속에 방치해두었던 마음속의 말을 다 꺼내놓았다. 덕분에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온몸으로 분투하는 용감하고 매력적인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만나볼 수 있다. 세상은 그들을 ‘장애인’이라는 하나의 말로 분류하지만, 만 명의 장애인에게는 만 가지 빛깔의 사랑이 숨 쉬고 있다. <BR><BR><b><BR>성性은 양다리 사이에만 있는 게 아니다<BR>자아를 탐색하고, 관계를 맺고, 욕망과 어울려 살아가는<BR>모든 인간의 생존 방식이다<BR></b><BR>저자는 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와 연인, 돌봄 노동자, 사회복지사, 특수학교 교사, 활동가 등을 폭넓게 만나고, 국내외 제도와 법률, 사회문화적 환경까지 두루 검토하며 ‘장애인의 성과 사랑’을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의제로 제시한다. 다른 시급한 문제도 많은데 왜 ‘그런’ 문제까지 신경 써야 하느냐는 비난도 적지 않지만, 타인과 신체 접촉을 통해 더 깊고 장기적인 관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은 모든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다. 성은 양다리 사이의 문제만이 아니라 자아를 탐색하고, 관계를 맺고, 욕망과 어울려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생존 방식이기 때문이다. <BR><BR>성 혹은 성교육 이야기를 꺼내기만 하면 그룹 섹스, 동성애, 근친상간, 원 나잇 스탠드, 수간 등을 떠올리면서 성적 욕구를 전적으로 문제시하고 불안해하는 태도야말로 더 넓고 자유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마음의 문턱이다.<BR>신체는 인류가 자아를 장악하는 도구이자 외부와 소통하는 수단이다. 단지 육신이 존재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 세계로 진입하는 중요한 통로다. 타인의 고통과 기쁨에 공감하고, 사회의 명과 암을 이해하는 일은 모든 사람이 반드시 배워야 하는 과제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모든 사람의 성이 보장받거나 해방될 필요 없이 누구나 다 유일무이한 육체를 통해 사랑과 욕망의 한가운데서 속박이나 족쇄, 죄책감이 아니라 진실한 쾌락을 얻었으면 한다. - 303쪽<BR><BR>섹슈얼리티가 빠진 인권 논의는 고상한 말잔치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의 신체와 욕망을 정확히 알아야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고, 자신을 지킬 수도 있다. 지하철로 이동하고, 수어나 문자통역을 제공받으며,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만큼이나 사적인 공간에서 자신의 기쁨과 슬픔, 욕망을 들여다보고, 타인과 신체 접촉을 통한 교감을 나누며,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 일도 중요하다. 이 책에는 세상의 모든 계단이 사라지고, 완벽한 돌봄이 제공된다 해도 누군가의 신체를 만지며 마음을 나눌 수 없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하는 장애인들이 여럿 등장한다. 이런 목소리가 없다는 듯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는 사이에 무수히 많은 장애인들이 성폭력에 노출되거나 자신의 신체를 혐오하며 어둠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BR>장애인이 자신의 사랑과 욕망을 꺼내 보일 수 없는 건 단지 손상된 신체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을 ‘이상하다’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사회의 편협한 시각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장애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게 될 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얼마나 좁은 범위 안에서 높은 장벽을 쳐두고 사랑과 성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자연스레 깨닫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저자의 말처럼 “장애인의 성을 이해하는 것은…… 사회가 어떻게 ‘정상’을 규정하고 ‘차이’를 대하는지를 연구하는 출발점”(273쪽)이기도 하다. <BR><BR><b><BR>“몸이야말로 내 싸움터이자 가장 큰 무기죠!”<BR>가장 첨예한 질문을 안고, 가장 뒤늦게 도착한 사랑 이야기<BR> </b><BR>이 책은 장애인의 성과 사랑에 관한 거의 모든 논란과 쟁점을 소개하고 있다. 장애의 유형이나 정도에 따라, 성별 혹은 성 정체성에 따라, 어떤 제도와 문화 속에 살고 있느냐에 따라 장애인들이 맞닥뜨리는 장벽의 모습도 갖가지다.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돌봄이나 지원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겪는 갈등과 선택의 순간들, 이들의 문제를 공적인 장으로 끌고 나오려는 활동가나 연구자들 사이의 입장 차도 간단하게 정리할 수 없는 무수한 결을 보인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몇 가지 쟁점을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BR><BR>‧ 부모가 장애인 자녀의 성생활, 출산과 양육의 권리를 대신 결정해도 되는가?<BR>‧ 장애인과 장애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은 왜 늘 유난스러운 주목을 감당해야 하는가?<BR>‧ 성폭행 피해를 당한 지적장애인의 법정 진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들을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심문해도 되는가? <BR>‧ 지적장애인은 성관계에서 늘 피해자이기만 할까? 그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어떻게 옹호할 수 있는가? 그들에게 적합한 성교육은 어떤 방식인가?<BR>‧ 장애인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사나 활동지원인, 돌봄 노동자는 사생활의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가? 적극적으로 피임이나 낙태를 권해야 하는가? 혹은 성생활을 돕는 일까지 해야 하는가? <BR>‧ 장애인은 부모가 될 자격이 없는가? <BR>‧ 중증 장애인에게 국가나 민간에서 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꼭 필요한 복지인가? 오히려 장애인을 예외로 두는 차별적 시선인가? 왜 그 이용자는 거의 언제나 남성인가? <BR>‧ 장애인 성소수자의 존재는 왜 언급조차 되지 않는가? <BR><BR>이 각각의 질문에도 장애의 유형이나 정도, 성별 등에 따라 미묘하게 갈라지는 여러 하위 질문들이 따라 붙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장애인 당사자와 그 곁의 사람들은 세상의 선입견을 뛰어넘는 선택과 도전을 통해 이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휠체어를 타지만 자기 몸에 맞게 엄마 역할을 익혀가는 샤오위, 지적장애인을 위한 성교육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비난에 맞서 싸우는 린후이팡, 수년에 걸쳐 지적장애인 커플의 연애, 결혼, 출산을 지원해온 사회복지사 류쥔웨이, 타이완 최초로 성 자원봉사 단체를 설립한 지체장애인이자 성소수자인 황즈젠, 성 자원봉사를 이용한 뒤 자기 비하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시작한 스티븐 등 각각의 사례는 독자를 인간의 신체가 던지는 첨예한 질문 앞으로 데려간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이제 사랑을 말할 때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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